렌즈를 켜면 걸음이 느려진다
카메라를 들고 걷기 시작하면 평소에는 지나쳤던 장면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된다. 건물 사이로 떨어지는 빛, 횡단보도를 기다리는 사람의 실루엣, 쇼윈도에 겹쳐진 거리의 반사처럼 목적지와 상관없던 것들이 기록할 이유를 얻는다.

도시를 찍는 일은 몸을 쓰는 일
자연스러운 몇 초를 얻기 위해 같은 길을 다시 걷고, 화면의 높이를 바꾸고, 소음 속에서 필요한 소리를 기다린다. 가볍게 시작한 촬영도 어느새 긴 산책이 된다. 그래서 도시 기록을 위한 옷은 화면 안의 인상뿐 아니라 계속 움직일 몸의 편안함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친 귀가도 이야기의 일부
모든 장면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배터리가 줄고 걸음이 무거워지는 순간, 집으로 돌아가는 흐릿한 저녁까지 하루의 결을 만든다. 브이로그는 멋진 장면만 모으는 일이 아니라 그날의 속도와 피로를 함께 남기는 기록이다. 카메라를 끈 뒤에도 도시는 한동안 더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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